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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5 오후 1:08:48 입력 뉴스 > 독자투고

[기고] 고려대 김용철 교수, 남부내륙철도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 참석하고



고려대 김용철 교수

지난 5일 고현에서 열린 남부내륙철도 KTX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다.

 

오랜 세월 고향을 떠나온 출향민으로서 거제의 발전에 관심을 가져온 필자를 포함하여, 누가 보아도 거제 KTX는 분명 중요한 잇슈다.

 

철도가 놓인 적이 없는 이 지역에 고속열차가 달리게 된 사실도 그렇지만, KTX는 향후 50, 100년 거제의 발전을 좌우할 새로운 교통 인프라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KTX 역사를 비롯한 제반 문제가 객관적이고 타당하며 합리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기를 바라면서 가졌던 관심과 기대에 이끌려 주민설명회 참석하게 되었던 것이다.

 

코로나방역에 더하여 추위 속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의 주최측이 밝힌 내용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주민설명회는 1228일 국토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남부내륙철도 전략환경영향평가(초안) 요약서>에 관한 내용을 발표한 후에 질의 및 답변 시간이 이어졌다.

 

이미 국토부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내용 자체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것이었다. 4년 전인 2017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탈락할 당시 객관적 내용을 담고 있던 국책기관 한국개발원(KDI)의 보고서의 내용은 검토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이미 정해진 상문동 역사 안으로 짜맞추려 한 것 같았다.

 

국가산단의 조성을 상정했던 사등 지역에 비해 인구밀집지역인 상문동 지역은 아파트 단지가 숲을 이루는 지역이고, 상습교통정체구역인 만큼 이 지역에 역사를 설치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요약서에 제시된 두 지역의 장단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상문동안의 경우 비싼 토지보상비를 비롯한 사업비의 지출 문제도 큰 문제지만, 이용객의 편의와 효율성을 장점으로 들어 유력안으로 제시했다는 것은 오로지 인구밀집지역 여부를 기준으로 하였다는 인상을 받을 정도였다.

 

생각해보면 상습정체구역에 아파트 숲을 이룬 상문동 지역에 KTX거제역사가 들어서는 것을 가장 좋아할 사람들은 일부 선출직 공무원, 그리고 역세권 개발에서 이득을 볼 그들 주변의 사람들이다. 상문동은 인구밀집지역에 가깝고, 그곳에 역사가 들어선다면 내년으로 다가온 선거나 그 다음의 선거까지도 그들은 상문동안의 덕을 볼 것이 뻔하다.

 

 

하지만, 계획대로 KTX2028년 개통하더라도 문제가 생길 경우 그들의 책임을 묻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그 때문에 심지어 상문동 아파트 단지 주민들마저도 정확한 내용을 알게 된다면 교통정체가 극심해져 동맥경화 현상이 예상되는 상문동 역사 안을 반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실 지난 4, 5년 동안의 추이를 보면 남부내륙철도 건설사업이 지역균형발전으로 명분으로 하여 2019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이후 KTX거제역사와 관련하여 일어난 반전은 놀랍기까지 하다.

 

코로나사태가 심각해져가던 20204월 거제시가 구성한 공론화위원회 주최한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그 과정을 통해 다섯 군데 후보지역 가운데 두 군데로 압축되고 급기야 상문동과 사등 지역이 우선순위 없이 국토부에 전달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국토부가 발표한 전력환경영향평가 초안에서는 상문동안이 유력안으로 제시되었다.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급반전은 곳곳에 허점을 드러내었다. 거제 남부 지역에 있는 관광지에 대한 접근성은 두 지역의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상문동안이 유리하다고 주장하거나, 용역보고서에서 문장으로 서술된 내용과 지도에서 표시된 경로가 어긋나 있기까지 하였다. 석연치 않은 점은 거제시청이 구성한 공론화위원회 권고안이 국토부 용역결과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사실이다.

 

남부내륙철도의 시발역이자 종착역인 KTX거제역사는 동네 버스정류소를 유치하는 일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합리적으로 일이 진행된다면 도시 초입 외곽에 역사를 설치하고 시내 간선도로와 연결하거나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각 지역과 연결하는 일은, 그 다음 단계에서 거제시가 교통 및 토목건축에 관한 역량을 동원하여 추진해가야 할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역사가 자리하게 될 해당지역의 주민들은 물론이고 여타 지역의 주민들, 출향민이나 미래의 관광객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주민설명회 주최측의 설명이 끝난 후 1부와 2부에 걸쳐 진행된 질의답변 시간에는 편파적인 역사 선정안에 대한 질타와 의혹에 대한 지적이 꼬리를 물었다. 인구밀집지역인 상문동역사안의 부당함과 함께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부실함이 지적되었다.

 

해상교량이 예정대로 가설될 경우 견내량 지역의 자연산 돌미역 서식지를 오염시킬 수 있는 위험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11월에 종료된 지질조사의 결과도 반영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거제시청의 관여 의혹이 제기되자 답변에 나선 국토부 서기관은 당황한 탓인지 상문동역사 유력안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거제시청의 관여가 없었고, 이제부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둘러댔다.

 

거제시가 구성한 공론화위원회의 권고안이 국토부에 전달되었다는 사실이 수차례 지역 언론에 보도되었을 뿐 아니라, 특정 직위에 있는 공무원의 인터뷰까지 실렸음에도 말이다. 이는 국토부가 거제시와의 교감 사실을 굳이 숨기려 한 의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밖에 달리 해석해낼 방법이 없다.

 

그리고 주민설명회 주최측에 대한 사등역사 지지자들의 비판적인 분위기에 압도된 탓인지 주최자의 설명 외에 상문동 역사를 지지하는 의견은 결국 2부에 걸친 질의 및 답변이 끝날 때까지 들을 수 없었다.

 

그뿐만 아니다. 진행자 즉, 용역회사의 간부의 발언 내용과 중간중간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국토부 서기관의 발언 내용이 보여준 엇박자는 참석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상문동안과 사등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것이라는 용역회사 간부의 발언과 제3의 조정통합안이 나올 수 있다는 국토부 서기관의 발뺌용 발언에 대해서는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사태까지 벌여졌다.

 

주민설명회가 주최측이나 거제시청 측이 이미 계획하고 있는 유력안을 추진하기 위한 요식행위였던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하여간, 지금은 이 중대한 문제에 대해 국토부와 거제시가 객관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역사 위치와 그에 따른 거제시의 교통망 건설 청사진을 제시하는지 모두가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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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두 기자(g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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