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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오전 9:19:43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칼럼] 시인/수필가 김병연
개와 효(孝)



개는 인간이 길들인 최초의 동물이다. 그래서 개는 최초의 가축(家畜)이다. 시기도 농업혁명 이전이라고 한다. 인간과의 친함이 유난히 강한 개는 사냥과 싸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활용 가치가 매우 높았다.

 

인간과 소통이 가장 잘되는 동물로 주인을 따르는 충성스러운 존재였다. 언제나 살갑게 대하면서 개는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와 짐승 중 가장 친숙한 존재로 자리매김하였다.

 

고고학적 유물뿐만 아니라 고대인(古代人)들의 회화(繪畫)에서도 볼 수 있는 개는 인간과 유독 친밀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옛날에도 개가 죽으면 사람처럼 예식에 따라 매장(埋葬)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도 정승이 죽으면 문상을 안 간다는 속담도 이를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애완견(愛玩犬)에 대한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회적 동물 인간의 역사와 개의 역사는 동반자(同伴者) 관계로 유서가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그 종류 따라서 대접도 달랐다.

 

마치 그 옛날 신분(身分)에 따라 대접이 달랐던 인간처럼 개도 일상(日常) 속에서 견()과 구()로 구별(區別)되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견()과 구()를 달리 사용한 것은 흥미롭다. 견공(犬公)이란 의인화(擬人化)된 표현을 써가며 그 풍채와 지조를 강조했던 진돗개와 풍산개가 있고, 줏대 없이 마구 짓다가도 무서운 존재가 나타나면 꼬리를 슬그머니 내리는 일명 황구(黃狗)와 백구(白狗)도 있다.

 

아무튼 이제 개는 한갓 동물이나 가축이 아닌 가족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명칭도 개가 아닌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인생의 반려견(伴侶犬)이다.

 

애완견을 자식처럼 대우하며 부르는 것도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몸이 불편한 사람, 독거노인의 반려자 견공(犬公)들의 감동적인 활약상은 사람보다 낫다는 칭송도 많이 듣는다.

 

개를 위한 카페, 병원, 놀이터, 유치원, 호텔은 물론이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례식장, 납골당까지 사람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 분위기이다. 각종 보험제도가 나오면서 개복지, 동물복지도 자연스러워졌다고 할 수 있다.

 

가족을 대신하는 애완견, 그렇다면 효()와 사랑의 대상으로 애완견이 등장하는 것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자식의 부모에 대한 도리가 효()이고, 그 전제조건 부모의 자식사랑이 가족문화의 중심이라면, 엄연한 가족의 일원이 된 개가 효()와 사랑의 대상이 된 것을 어색하다고 할 수만은 없겠지만,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랑과 공경의 효() 개념이 사람과 개로 확대된 것 같다. 가족의 구성원으로 개가 등장하면서 벌어진 웃지 못할 현상이다. 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으로 자식사랑을 대신하고, 또 그 개가 인생의 반려자(伴侶者)로 외로움을 달래주고 자식들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효()를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식들이 못하거나 안하는 일들을 개가 묵묵히 대신한다면, 그것은 통탄(痛歎)할 일인가. 아니면 고마운 일인가. 여기서 인간(人間)의 많은 고민(苦悶)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현대적인 효()를 논()하며 인간의 사랑과 공경의 자리에 애완견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의 상황이 서글프고 안타깝다. 그래도 사랑과 공경의 효() 개념 중심에는 당당히 인간이 있고, 이를 끝까지 고수하며 추구해야할 사명이 인간에게 있는 것이다.

 

애완견은 똥 치우고 목욕시키지만, 대부분 부모의 대소변은 받아내지 못하고 목욕도 못 시킨다.

 

부모가 아프면 노환이라고 병원에 안 가지만, 애완견이 병나면 급히 병원에 간다는 어느 노인의 절규가 하루 종일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시인/수필가 김병연

 

김병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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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두 기자(g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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