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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3 오전 11:46:15 입력 뉴스 > 거제뉴스

[칼럼] 시인/수필가 김병연
칭찬과 아부, 그리고 한글



칭찬과 아부를 명확히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국어사전은 칭찬은 좋은 점이나 착하고 훌륭한 일을 높이 평가함 또는 그런 말이라고 정의하고, 아부는 남의 비위를 맞추어 알랑거림 또는 남의 환심을 사거나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칭찬과 아부의 경계가 명확한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경계를 구분하기란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다. 칭찬이라고만 볼 수 없는 온갖 아부들이 난무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이 둘에 대한 경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칭찬과 아부는 분명 다르다. 상대방에게 기분 좋은 말을 하게 된 동기를 기준으로 칭찬과 아부를 구별하고자 한다. 상대방이 듣기에 기분 좋은 말을 하게 된 동기가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면 칭찬이고, 반대로 그 동기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아부이다. 그런데 말을 하는 사람의 동기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보면 불가능할 수도 있다. 따라서 좀 더 현실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하는 기분 좋은 말은 칭찬으로 추정해도 무방할 듯하다. 반대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는 기분 좋은 말은 아부일 가능성이 높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부는 출세의 중요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 기분 좋은 말은 그 말의 진실 여부와 관계없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유쾌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아부문화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아마도 조직생활을 하는 상당수의 침묵하는 다수는 필자의 주장에 공감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칭찬의 상대방은 아랫사람이 아니라 직장의 상사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칭찬이 진심으로부터 나오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는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터득한 요령이거나 승진 등의 출세를 위한 수단이다. 바라건대, 부디 이러한 요령이나 수단이 없이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흘러넘치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

 

한글은 세계 문자 가운데 가장 적은 숫자로 가장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우수한 문자이다. 24개 부호의 조합으로 사람의 목청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

 

한글은 가장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문자로 세계가 인정하고 있으며 한글 총수는 12768자로 제일 많은 음을 가진 글자이고 백성을 위해 임금이 직접 만든 글자이다.

 

유네스코가 문맹퇴치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 바로 󰡐세종대왕상󰡑이며, 우리의 국력이 커가면서 세계 64개국 742개 대학에서 가르치고, 국제특허협력조약에선 10대 국제 공용어로 채택한 국제적인 문자가 됐다.

 

현재 제2외국어로 채택한 나라가 7개국이며 실제로 한글을 사용하고 있는 인구도 세계 12위권에 들어가고 있다.

 

배우기 쉽고 쓰기 간편하고 표현하기 편리하면 좋은 글이다. 바로 한글의 최대 장점이 배우기 쉽다는 데 있다. 해방 당시 8090%이던 문맹을 단기간에 퇴치할 수 있었던 것은 한글의 덕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정보사회에 적합한 문자로, 컴퓨터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정보사회를 이끌어가는 힘이 되고 있다. 휴대폰 등의 모바일 기술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나라가 된 이면엔 한글의 과학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한글이 주는 힘은 무궁무진하다.

 

박정희 정부의 강력한 한글 전용 정책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했다. 관공서의 공문도 한글로 규격화하고 길거리의 외래어 간판은 철거하고 순 한글로 바꾸게 했다. 교과서가 한글로 바뀌고 서점에 한글 전문서적이 쏟아져 나왔다.

 

그래서 미국의 새로운 문물을 급속도로 수입하고 모방하는 데 활력소가 됐다. 그 모방이 쌓이고 쌓여서 창조적 모방이 나오고 발명품이 나오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된 것이다. 한글이라는 훌륭한 문자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론섬 바우바우시가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공식문자로 한글을 도입했다.

 

우리의 국력은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빠르게 성장하여 한때는 외국에서 한국을 󰡐승천하는 아시아의 용󰡑이라고 했다. 그 원동력의 하나가 바로 한글이다.

 

한글 사용에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는 동사무소를 동주민센터로, 파출소를 치안센터로, 소방파출소를 119안전센터로, 한국철도공사를 코레일로 이름을 바꿨다.

 

게다가 행정기관에서 공문서나 회의 자료 작성 시 한글 대신 외래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리플릿워크숍프로젝트비전인프라로드맵벤치마킹리허설캠페인 등 수많은 외래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텔레비전 방송은 뉴스투데이드라마스페셜출발 모닝와이드미디어 비평 등 제목부터 외래어 일색이다.

 

여관, 예식장, 미장원, 다방 등의 이름은 대부분 외래어로 바뀌었다. 국어는 촌스럽고 영어는 세련된 말이라고 생각하는 언어권위주의 때문이다.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공직자와 언론인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의 통렬한 각성이 요구된다.

 

국립국어원에서 용역을 줘 실시한 일선 국어교사들의 국어 실력은 단어, 맞춤법 등 평균 65% 수준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들의 평균은 55%, 일반인들은 40%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문에서도 판검사를 판검사로, 주정차를 주·정차로, 인허가를 인허가로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쓰거나 배우기 쉽고 과학적으로 창제돼 세계에서 으뜸가는 문자인 한글을 가진 자랑스러운 우리들의 국어 실력이 왜 이 정도 밖에 안 될까.

 

한글을 바르게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방법을 몇 가지 제시해 보겠다.

첫째, 한자 교육의 소홀이 한 원인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국어 속의 58.1%가 한자어라고 한다.

 

그러니까 한글은 대부분 한자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한자를 떠난 한글을 생각하기 어렵다. 음과 뜻을 모두 가르치고 시험 비중을 높이는 등 한자 교육을 보다 충실히 해야 한다.

 

둘째, 한글 맞춤법이 세분화 돼 너무 까다롭게 됐다. 외갓집, 등굣길처럼 사이시옷을 너무 많이 넣고 있다. 특히 다문화 시대에는 한글을 배우기가 더욱 쉽게 해야 한다.

 

셋째, 표준어의 범위를 확대 허용해 자주 틀리게 되는 한글 표현들을 모두 표준어 속에 수용하여 사용자의 선택폭을 넓혀줘야 한다.

 

넷째, 언론계종교계학계 등에서 사용하는 한글이 서로 다른 체계를 이뤄 공생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예를 들면 하였습니다와 하였읍니다를 모두 허용한다든가, 등교길과 등굣길을 모두 쓰게 한다든가, 하나님과 하느님을 다 쓰게 한다든가, 사모하는 이성을 뜻하는 '임'은 '임'이라고 써야 맞는데 텔레비전 방송에서 대중가요를 보면 자막과 음성이 모두 '님'으로 나온다. 님과 임을 모두 쓰게 하는 것 등을 들 수 있겠다.

 

다섯째, 외국어를 잘못 쓰는 것은 부끄러워하면서도 제 나라 글인 한글을 잘못 쓰는 것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국어의 소중함을 철저히 교육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글을 정확하게 쓰기위해 사전을 찾는 것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맞춤법이나 한자 표기를 바르게 하기 위해 사전을 찾는 일은 있어도 용례를 보기 위해 사전을 찾는 일은 드물다.

 

끝으로,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 등의 어문 규정을 개정해 55수준으로 추정되는 공무원들의 단어와 맞춤법 등의 국어 실력을 100수준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 즉 누구나 쉽게 한글을 바르게 쓸 수 있는 것이 가능하도록 하는 어문 규정의 개정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연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신음을 신음소리로, 빙판을 얼음빙판으로, 장관께서를 장관님께서로, 이 자리를 빌려를 이 자리를 빌어로, 육개장을 육계장으로, 찌개를 찌게로, 순댓국을 순대국으로, 피로해소제를 피로회복제로 잘못 쓰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인류의 위대한 발명이며 세계 최고의 문자인 자랑스러운 우리의 한글을 바르게 써야 한다.

 

시인/수필가 김병연

 

김병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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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두 기자(g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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