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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4 오후 2:07:19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칼럼] 시인/수필가 김병연
침묵(沈默)



대인관계에 있어서 가장 경계하고 기피해야 할 사람은 말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말이란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음성기호인 언어이다. 말이 많으면 실속 있는 말은 오히려 적다고 한다. 성인들 말씀에 "입에 재갈을 물리면 목숨을 지키지만, 입을 함부로 놀리면 목숨을 잃는다. 어리석은 사람도 잠잠하면 지혜로워 보이고 입을 다물고 있으면 슬기로워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말이 적으면 젊잖아 보이고 인격과 품위가 의젓해 보인다. 다변성이 습관화 된 사람은 떠버리로 취급되어 경박한 사람으로 추락하기 쉽다. 때로는 침묵은 승낙의 표시가 되기도 하고 만병의 약이라고도 한다.

침묵은 현명한 자에게는 충분한 대답이다. 그것은 동의한다는 의미도 있다. 때를 얻은 침묵은 지혜이며 어떠한 웅변보다 낫다.

 

그래서 인간은 말하는 것을 인간으로부터 배우고, ()으로부터 침묵을 배웠다는 말이 있다. 말수가 적은 사람을 두고 입이 무겁다고 한다. 그런데 노인들이 젊은 사람이나 아낙네들에게 자주 쓰는 말로 촉새같이 잘 나선다는 순수 우리말이 있다. 제가 나설 자리도 아닌데 경망하게 촐랑거리며 참견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 이런 대사가 있다. "단지 말이 없다는 이유에서 똑똑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많다." 그리고 사회학자 카라일은 침묵은 영원처럼 깊이가 있고, 말은 시간처럼 얕아 보인다고 했다.

 

적당히 말하는데도 많은 기교를 필요로 하지만, 침묵하고 있는 데에도 그 이상의 교묘한 솜씨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가끔 후회스럽게 여기는 것은, 자기가 말 할 때 다변하거나 실언할 때가 많다. 그러나 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되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래서 철학자 덴트는 "인생을 살다 보면 입을 다물어야 할 기회에 많이 부딪친다. 그 모든 기회를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자가 가장 현명한 위인이다."라고 말했다.

 

시인 롱펠로는 말에는 세 가지 침묵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말의 침묵, 둘째는 욕망의 침묵, 셋째는 생각의 침묵이라고 했다. 대화나 의견 발표에 있어서 현명하게 말하는 것은 때로는 어렵다. 현명하게 침묵하는 것은 정말 어려울 때가 많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말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다. 그 말은 하지 말 것을 괜히 했다고 뉘우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돌이킬 수가 없다. 생각을 깊이하고 앞뒤를 잘 파악하여 자신 있게 말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실망하고 후회한다. 가장 깊은 감정이란 항상 침묵의 가운데 있기 때문이다.

 

나라마다 속담에 뜻 깊은 격언들이 많다. 입은 다물고 눈은 열어라. 입을 다물고 있으면 파리가 들어가지 않는다. 귀를 기울이는 데서 지혜가 오고 수다를 떠는 데서 후회가 온다. 침묵은 어리석은 사람의 지혜이자 현명한 사람의 미덕이다. 침묵이라는 나무에는 평화라는 열매가 열린다.

 

말없이 있는 것도 한 가지 답변이다. 성서에도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인다고 했다. 말의 노예가 되지 말라. 현인의 입은 마음속에 있고, 무식한 자의 마음은 입 안에 있다. 웅변은 은이고 침묵은 금이다.

 

하지만, 곰보다 여우가 낫다는 말도 깊이 새겨야 한다. 특히 가족 간에는 웅변이 금이고 침묵은 은이다.

 

시인/수필가 김병연

 

김병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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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두 기자(g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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