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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9 오전 8:47:55 입력 뉴스 > 칼럼&사설

[칼럼] (사)국학원 장영주 상임고문
내일 또다시 태양은 뜬다



"속았다, 분하다, 치욕적이다." 지금 온 국민이 느끼는 심정이다. 대통령을 탓하다가도, 불쌍하게 여기다가도, 또다시 분노하고 절망한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것은 눈앞의 감정에 매달려 진정한 두려움을 잊은 것이다. 위아래 모두 진정한 리더십이 사라진 것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꼭 그러했다.

 

국학원 상임고문

한민족원로회의 원로위원

전단협 대표회장 원암 장영주

동인 서인으로 나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조정과 무능하고 비겁하기까지 한 선조의 리더십에 의해 백성은 어육이 되고 국력은 1/10로 사그라져 마침내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조선의 바다에는 또 다른 리더십이 있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존재이다.

 

장군은 1592년 5월 7일(음), 첫 해전을 대승으로 이끈 ‘옥포대첩’으로 나라의 명을 이은 것이다. 그 기쁨도 잠시, 또다시 무능한 리더십 탓에 조선의 육군은 5만 명의 ‘남도 근왕군’이 1천600 명의 왜군에게 괴멸된다. 1592년 6월 23일의 ‘용인전투’이다.

 

“선봉의 충청병마절도사 신익이 겁에 질려 도망치자 휘하 군졸들도 마치 산이 무너지고 하수가 터지는 듯 덩달아 달아나기 시작한다.” (선조수정실록). 30리 밖에 주둔해 있던 전라감사 이광, 경상순찰사 김수, 충청순찰사 윤선각 등도 줄행랑을 쳐 괴멸된다. 경거망동의 표본이다.

 

이 전투에서 대승한 일본의 장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7번 창' 으로 불리는 맹장 '와키자카 야스히루(脇坂安治)’였다. 이로써 전라도에서는 장정들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런 와키자카도 7월 8일 한산해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게 대패한다. ‘조선군 따위’를 우습게 본 경거망동의 표본이다. 옥포 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부하들에게 추상처럼 내린 명령은 “망령되이 날뛰지 말라, 오직 산처럼 고요하고 장중하라.”(勿令妄動 靜重如山 물령망동 정중여산)이었다. 첫 출전한 조선군은 이 명령을 지킴으로써 일본의 맹장 ‘와키자카’를 상대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위기관리 특징은 고요하고 침착하며 용감한 것이다. 평소에는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감상적이기도 한 이순신 장군이다. 그러나 위기에 닥치면 조용하고 침착하고 용감해진다. 조용함으로 상황을 바르게 진단하고, 침착함으로 정확한 대책을 만들고, 용감함으로 상하가 함께 위기를 돌파하여 승리를 이룰 수 있었다. 이순신 장군의 평소 닦은 인성의 힘이다.

 

이제 고요하게 주변을 돌아보자. 우리의 해경이 불법 조업하는 중국 어선에 총을 쏘니 중국 해군이 중무장한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북핵’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의 미래를 담보하는 미국의 대선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이 와중에도 언론은 매일, 매시간 무엇인가 터트리고 있고, 정치평론가들은 그 현란한 입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매일 촛불이고 매주 대형집회이고 그사이에 경제는 빠르게 추락하고 있다.

 

좋다. 곪았으니 도려내고, 꿰매고, 새살이 돋기를 기다리자. 이 기회를 살려 새롭게 태어나자. 그러나 누구 좋아하라고 온 나라가 이리도 요란하게 경거망동인가. 두려움에 빠졌을 때 경거망동하는 법이다. 우리 대한민국은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도 우뚝 일어선 ‘기적의 나라’이다.

 

우리 스스로 품위를 잃지 말자. 국민도, 정치인들도 이 기회를 잡아 무엇인가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 하지 말라. 단 한 번만이라도 이 나라, 이 민족을 진정으로 사랑해 보라. 사랑의 결론은 기다림이고 기다림은 고요하다. 침착하게 한 걸음씩 나아가자. 그리고 진정 뜨거운 눈물로써 용감하자.

 

내일은 또다시 태양이 뜰 것이다. 그러나 오직 고요하고, 침착하고, 용감하게 준비된 자만이 태양의 그 따듯한 광휘와 밝은 생명력을 온전히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는 우리 후손에게 명령을 내리고 계신다.

 

"망령되이 날뛰지 말라, 오직 산처럼 고요하고 장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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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두 기자(gi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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